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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표지.jpg

 

 이옥순 지음|231면|발행일 2002년 12월 17일|값 9,800원|ISBN 9788987787640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은 어떤 책?

 

"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 만나는 기차와 별과 모래 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켜놓은 불빛이 보기 좋았다. 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 갔다. 그것이 내 생의 황금빛 시절이었다.

여행은 내게 진정한 행복의 척도를 가르쳐 주었다. 그것은 철학이나 종교적인 신념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신발을 신고 나서면 나는 언제나 그 순간에, 그리고 그 장소에 존재할 수가 있었다. 과거와 미래, 그것들은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여기에 살아 숩쉬는 것을 가슴 아프도록 받아들여야만 했다. 매 순간에 춤추라. 그것이 여행이 내게 가르쳐 준 생의 방식이었다.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무려 15년씩이나 인도대륙을 돌아다닌 시인이 이야기한다.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 온 '여행자’라고. 더 배우고 더 경험하고 성장하기 위해 지구별에 온 사람들이라고. 바로 그 여행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도 사람들의 이야기가 손에 잡힐듯 가깝게 다가오는 책이다. -웹서점 알라딘 북리뷰


베스트셀러 시인 류시화씨가 15년에 걸쳐 인도를 떠돌아다니며 싸가지고 온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이 책 <지구별 여행자>에는 촌 구석구석에 살고 있는 인도사람들이 모여 있다. 여인숙 주인, 릭샤 운전사, 기차검표원, 망고가게 주인, 새점 치는 남자, 가짜 목걸이 장사, 귀 후벼주는 사람, 길거리 안마사, 기차 자리잡아 주는 사람, 직업 이야기꾼, 엽서 파는 여자아이, 시를 좋아하는 강도... -《경향신문》


그는 여행을 떠날 때 따로 책을 들고 가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언제나 새로운 길이 나타나는 세상이 곧 책이었다. 시인은 여행 중에 진정한 홀로 있음을 알았고, 그 홀로 있음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법을 배웠다. 여행길마다 '나’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했다. -《동아일보》



  인도는 항상 ‘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주는 곳’인가?
 지난달에 출간된 류시화의 산문집 《지구별 여행자》의 내용 소개와 각 언론매체의 서평이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이후 5년 만에 출간된 이 책에서 류시화는 “인도 대부분을 여행하면서 얻은 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시인의 깊은 사색이 느껴지는 필치로 잔잔하게 담아냈다. 작가는 37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의 삶 자체가 배움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이런 의문을 던져본다.

 또 인도 이야기인가? 또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인가?

 왜 인도는 항상 삶의 교훈과 깨달음을 주는 곳이어야 하는가?

 이 책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은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요즘 만나는 낯선, 낯설지 않은 사람들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도 얼굴빛이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여전히 낯선 이방인의 그것이다. 특히 우리보다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동양인을 대하는 서양인의 그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지하철에서 길거리에서 식당에서, 냄새나고 추레하고 소란스러운 그들은 우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네팔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태국…… 그들은 가난하고, 같은 동양인이지만 우리와 다르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그들은 잘살고, 우리와 다른 서양인이지만 왠지 친근하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만들어낸 상황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인도가 아닌, ‘인도 신화 만들기’에 대한 책 

 이 책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다.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은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여성적인 동양이 남성적인 서양을 만났을 때》 등의 저작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인도 신화 만들기’를 비판하고, 인도의 사회와 문화․신앙 등 인도(인)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온 인도 근대사 전공 학자이자 작가인 이옥순 선생의 신작이다.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 역시 인도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전작들과 다를 바가 없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매우 오랫동안 변함없이 지속돼온,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인도 신화 만들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 예리해졌다는 것이다.   

 

오만한 시선이 만들어낸 ‘박제된 인도’의 모습

 이를 위해 작가는 류시화․강석경․송기원 등 우리의 내로라하는 ‘인도 전문’ 작가들의 산문집과 소설을 텍스트로 선택, 거침없는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작가가 보기에 우리 나라 작가들이 생산하는 텍스트들은 거의가 에드워드 사이드가 지적한 바 있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의 시선을 함유하고 있다. 이를 증거하기 위해 작가는 우선 19세기 영국이 식민지 인도를 상대로 만들어낸 ‘박제 오리엔탈리즘’의 뿌리를 파고든다. 영국은 자신의 정치적 필요를 따라 인도의 이미지를 자신의 열등하고 이국적인 타자로 창조했다. 그 결과, 인도는 오랫동안 이 고정된 이미지 속에 ‘박제’되어 있어야 했다. 이 이미지는 구체적으로 역사가 없고, 야만적이며, 비합리적이고, 나약하며, 열등한… 변하지 않는 인도이다. 영국 지배자는 자신과 다른 인도는 열등하다고 부정하고, 자신을 닮은 인도는 가짜라고 부정하는 이중적이며 오만한 시선으로 인도의 이미지를 고정시켰다.     

 

 가난하지만 행복하다? 동양이 구성한 동양의 이미지

 문제는 이러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시선이 약 2세기의 시차를 건너뛰어 우리 나라에서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독하게 가난하고 더럽고 혼란스러운 인도. 그래도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어린애처럼 행복을 잃지 않는다.' 이런 류의 이미지는 영국 식민주의가 만들고 구성한 '오염된 지식'이나, 우리는 무심코 이를 '복제'하고 확대․재생산하여 '서구의 승리'를 강화하고 있다.

 작가는 문학․영화․교과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파되고 있는 이러한 이미지는 이중의 오리엔탈리즘이라는 특성을 보인다고 지적한다. 서양이 구성한 동양이 아닌 '동양이 구성한 동양'이라는 중층적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책 속에서 언급한 류시화․강석경․송기원 등의 작품은 이런 이중의 오리엔탈리즘, 복제 오리엔탈리즘의 실체를 적절히 드러내주고 있다.    

 

오리엔탈리즘은 우리 안의 또 다른 파시즘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작가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우리의 내면이다. 나와 남, 자(自)와 타자(他者), 우리와 그들의 경계를 구성하는 상징이나 이미지는 우리의 의식을 구성하는 시대적․사회적 기후와 풍경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그렇다면 우리가 '복제'한 오리엔탈리즘, 인도의 모습은 우리의 어떠한 내면 세계를 보여주는 것일까. 작가는 비록 우리의 내면을 성찰해보자고 글을 끝맺고 있지만, 그 속에는 우리의 의식 속에 내면화된 강력한 의식체계, 일상적 파시즘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다. 시민사회를 규율화하는 이념적 도구인 파시즘은 반공이나 전체주의 등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남을 나와 다르게 보고, 그것을 그대로 틀 안에 가둬버리는 것, 그 시선이야말로 파시즘의 출발점인 것이다.    

 

  내용 소개


 서설-'인도'라는 이름의 거울

영국과 우리 나라에서 출간된 소설과 여행기, 신문과 잡지에 실린 글 등 문자화된 재현 수단인 텍스트를 분석하여 상상력의 렌즈와 보는 자의 '전지전능한' 시선으로 박제되고, 오늘날 우리 나라에서 복제되고 무의식적으로 수용되는 이미지들이 어떻게 역사적으로 구성되고 발전했는지 추적한다.  

 

 

   1장 박제 오리엔탈리즘-영국의 인도
영국이 인도에서 전성기를 구가한 1870년대에서 1920년대 초반까지를 다룬다. 이 반세기는 '해가지지 않는 나라‘임을 자랑하며 세계 영토와 인구의 4분의 1을 통치한 대영제국이 낙관주의를 등에 지고 영광을 향유하던 이른바 제국주의시대였다. 이 무렵에는 새로운 대중매체로 떠오른 인쇄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하여 수많은 소설과 여행기, 잡지와 신문, 비망록과 일기, 선교사의 전기 등이 출간되어 제국의 영광을 널리 전파하였다. 인쇄 매체가 권위를 얻으면서 인쇄를 장악한 계층이 힘을 가지게 된 것도 이때였다. 그 결과, 영국의 권위에 종속되는 인도의 이미지가 문학을 통해서 창조․유포되었다. 특히 인도와 관련한 영문학은 열등한 인도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주요 창구였다. 

 

 두 얼굴의 인도∥그곳, 정글은 악이다∥그 사람들, 뭔가 부족하다∥그 사회와 문화, 시간 속에 냉동되다 

 

 2장 복제 오리엔탈리즘-우리의 인도


 영국이 유포한 오리엔탈리즘을 복제하여 재생산하고 있는 우리의 복제 오리엔탈리즘을 다룬다. 인도를 낮게 보는 영국 지배자의 시선과 인식은 인도의 해방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부정적인 이미지는 오늘날 우리 나라에도 원초적인 형태로 남아 있다. 아시스 난디의 “서구의 승리는 서구인을 비동양인으로 정의하였고, 자기 이미지와 식민주의의 필요에 부응하는 세계관을 넘겨주었다”는 판단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유효해 보인다. 우리는 무심코 영국 식민주의가 만들고 구성한 인도의 범주화와 이미지를 모방 확대할 뿐 아니라, 오염된 인도 관련 지식을 재생산하여 ‘서구의 승리’를 강화하고 있다.

 
소설은, 상상의 세계?∥여행기는, 인도로 가는 길?∥신문 잡지는, 사실을 보도?  

 

  3장 상상의 ‘동양’을 넘어서

 이 모든 과정이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신비한 인도’라는 정형화된 이미지를 부정하고 깨트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냉철한 시각으로 인도의 ‘신비하지 않은’ 요소를 좀더 면밀하게 분석하여 내보이는 것이다. ‘과거’의 인도를 다시 서술하고, ‘현재’의 인도에 다각도로 접근하여 고정된 인식과 분석의 범주를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의’ 인도를 보려는 노력, 비록 이러한 움직임은 서양을 변방으로 내몰지는 못한다 해도 ‘서양이라는 보편성’에 구멍을 내는 수단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지은이-이옥순

 


 숭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인도 델리대학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숭실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펴낸 책으로는 《인도에는 카레가 없다》 《여성적인 동양이 남성적인 서양을 만났을 때》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인도근대사》 《친밀한 적》 등이 있다.

 


 

 

 

e-mail: indo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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