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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프런티어 4―사회

조회 수 362 추천 수 0 2015.11.06 09:25:08

 

사고의 프런티어 4_사회-표지(앞면).jpg

 

이치노카와 야스타카市野川容孝 지음강광문 옮김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기획145*214312발행일 20151124 19,500

ISBN 979-11-5612-060-5 94900 세트 979-11-5612-056-8 94900

 

 

사회’, 무슨 의미를 지닌 용어인가

 

개념사 연구가 필요하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들의 생성 역사나 연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구체적 사물이나 추상적 의미를 지칭하긴 하지만 용어의 뜻은 고정 불변이 아니다. 문맥에 따라,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용어 의미의 변화 과정을 추적하는 개념사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의 사회과학은 서양 학문을 토대로 형성된 것이다. 문물이나 기술의 수입과 달리 학문의 수입, 특히 사회과학 이론의 수입에는 번역의 문제가 따라온다. 일본과 중국의 지식인들은 기존의 한자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의미를 바꾸어 사용하거나 새로 조합하는 방식으로 서양의 개념들과 쌍을 이루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이 용어들이 현재 동아시아 사회과학의 공통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자로 표기된 사회과학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한자의 뜻은 물론 서양어 원어의 의미 및 이러한 번역이 타당한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사회적인 것개념의 계보학 고찰

사고의 프런티어 4사회는 이렇게 수입된 사회과학 용어 중 사회학()에서 가장 친근하고 가장 알려져 있어야 할 사회라는 말에 대해 고찰한다.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 출판사의 사고의 프런티어思考のフロンティア는 정치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부상한 키워드들에 관한 깊이 있는 해설과 새로운 논의를 통해 기존 사고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고자 기획된 시리즈다.

그 중 하나인 이 책에서 저자 이치노카와 야스타카市野川容孝(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사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사회적이라는 용어에 대해 살핀다. 즉 어떠한 실체를 상정한 사회라는 명사가 아니라 어떠한 양상이나 양태, 나아가 운동을 표현하는 사회적social이라는 형용()사와 그에서 파생되는 사회적인 것the social의 개념이 이 책의 주제다.

저자는 사회적인 것의 계보학 추적이 사회적인 것을 비판적으로 해부하는 작업인 동시에 그것의 새롭게 생성하기 위한 길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최종 목표는 사회적인 것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토대로 그것의 개념을 다시 한 번 단련시켜 완성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것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사회의 번역에서 살펴야 할 것

사회社會‘society/société’의 번역어로서 일본인들이 한자를 조합하여 만든 새 단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사회=社會=society’, 더욱 정확히 말하면 사회적인 것=社會的=social’이 무엇을 의미하고 ‘social’사회적社會的으로 번역됨으로써 무엇이 누락되었는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다. 저자의 이러한 추적 작업은 우리가 현재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사회社會 또는 사회적社會的이라는 용어에 대해 다시 한 번 음미하게 한다.

후기에서 고백하듯이, 저자가 사회=社會=society의 개념에 관해 이 책에서 제시한 논점들은 산발적이고 최종적이지 않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나는 ‘social’이나 ‘sozial’이라는 서양언어에 대해 자신이 아무것도 이해하고 있지 않았고, 향후에도 이해할 수 없지 않을까, 혹은 이 말을 예컨대 사회적社会的이라는 일본어로 번역하는 것은 큰 잘못이지 않은가라는 기분에 몇 번이나 휩싸였다. 나에게 사회()’라는 말은 점점 불투명해졌고, 이 일본어를 사용하여 표현된 모든 것이 의미가 불명확하게 느껴졌고, 반대로 여기서 내가 일본어로 쓰고 있는 것 역시 누구에게도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사회적인 것의 계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관한 저자의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주장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첫째, 저자가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피력하고 있는 주장의 하나로, ‘사회또는 사회적이라는 용어는 일종의 가치를 포함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사회적이라는 것은 특정 규범을 지시하는 이념이 될 수 있고, 하나의 목적이자 정의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사회또는 사회적인 것은 애당초 자유에 비해 평등이나 연대를 보다 지향하는 규범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회적이라는 표현이 가치중립적인 표현이 아니라 특정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치자유를 표방하는 독립된 학문으로서의 사회학의 출현은 사회개념에서 규범적 요소를 들어내도록 요구한다. 즉 저자가 말하는 이른바 사회학적 망각社會學的忘却이 일어나게 되고 이로써 사회적의 의미가 불투명해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둘째, ‘사회라는 용어의 일본에서의 특수한 운명에 관한 점이다. 저자는 1990년대 이후 정치적 언어로서의 사회가 급속히 쇠퇴하고 사회社會라는 표현이 들어간 정당이 대부분 없어진 현상에 주목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분석한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에서 사회社會는 애당초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와 같은 의미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고 사회과학은 우선 마르크스주의의 정치경제학으로 이해되었다. 특히 1945년 이전에는 민주주의보다 사회가 더욱 위험한 사상으로 인식되었다. 이 때문에 일본인들은 사회대신 후생厚生라는 용어를 새롭게 고안해내기까지 했다. 1990년대 구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이 일본의 사회정당과 세력들에 큰 타격을 불러온 이유다. 이에 따라 사회민주주의가 부흥한 서유럽과 달리 일본에서는 정치적 용어로서의 사회사회민주주의가 더 이상 맥을 추지 못하게 되었다.

 

사회적인 것의 계보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도 해당된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혹은 일본 이상으로 사회주의가 오랫동안 이념적 공격의 대상이 되어온 한국에서, 정치적 표현이나 정당명으로서 사회는 왠지 불편하게 느껴지고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유럽의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추구하는 사회적이념이나 가치가 한국에서 제대로 이해되지 못한 채 쉽사리 변형, 왜곡되는 것도 이 같은 분위기에서 기인한다. ‘사회를 말하면 곧바로 좌익’, ‘용공’, ‘빨갱이딱지를 붙여대는 현 상황에서 사회라는 용어가 제대로 자리 잡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사회주의에 대한 무조건적인 배척이 불러오는 폐해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사회주의에 대한 배타적 태도가 사회사회적인 것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시하는 사회를 낳고, 그러한 사회 분위기가 사회적인 것에 담긴 평등과 연대에 대한 무시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말해 저자가 강조하는 사회학적 망각을 일으키고 있지 않은지 고민해볼 때다.

 

 

글쓴이이치노카와 야스타카市野川容孝

일본의 사회학자이고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이다. 1964년생으로 도쿄대학 문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사회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메이지가쿠인대학明治學院大學 강사,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조교수, 준교수를 역임하고 2009년부터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 신체/생명身体/生命(2000), 사회社会(2006), 사회학社会学(2012) 등이 있다.

 

옮긴이강광문

1974년생으로, 중국 베이징대학 국제정치학부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 법학부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도쿄대학 법학부 특임연구원,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조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헌법사상, 개념사, 동아시아 정치사상수용사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대표 논문으로는 일본에서 독일 헌법이론의 수용에 관한 연구, 중국 현행 헌법 계보에 관한 일고찰 등이 있고, 동아시아 개념연구 기초문헌해제 (2013) 연구에 참여했다.

 

 

차례

 

   들어가며

 

   제1부 사회적인 것의 현재

일본의 전후정치와 사회적인 것

포스트냉전과 사회적인 것

사회학과 사회적인 것

사회민주주의

 

   제2부 사회적인 것의 계보와 그에 대한 비판

루소

사회과학의 탄생

비판과 전망

 

   제3부 기본문헌 안내

   나가며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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